충무공 이순신

수사 선거이와 작별하며 (贈別宣水使居怡)
북쪽에 같을 때도 같이 일하고 (北去同勤苦)
남쪽의 사생 결단 같이 하였소. (南來共死生)
오늘 밤 이 달 아래 잔을 들고는 (一杯今夜月)
내일이면 우리 서로 이별이구려. (明日別離情)
을미년(1595년 : 선조28) 9월 14일 지음.

한산도의 밤 (閑山島夜吟)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水國秋光暮)
참 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驚寒 ? 陣高)
가슴에는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憂心轉輾夜)
새벽 달 창에 들어 활과 칼을 비추네. (殘月照弓刀)
을미년(1595년 : 선조28) 10월 20일 지음.

한산섬 (閑山島歌)
한산섬 달 밝은 밤에 (寒山島明月夜)
수루에 올라 큰 칼 어루만지며 (上戍 ? 撫大刀)
깊은 수심에 잠길 때 어디서( 深愁時何處一 )
한가락 피리 소리가 수심을 더 하게 하네. (聲羌笛更添愁)
정유년(1597년 : 선조30) 8월 15일 보성 열선루에서 지음.

한산섬 【시조 형식】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 ?)는 남의 애를 끓나니.

진에서 욾다. (陳中吟)
비 바람 부슬부슬 흩뿌리는 밤 (蕭蕭風雨夜)
생각만 아물아물 잠 못 이루고 (耿耿不寐時)
쓸개가 찟기는 듯 아픈 이 가슴 (恢痛如 ? 膽)
살을 에는 양 쓰린 이 마음 (傷心似割肌)

강산은 참혹한 꼴 그냥 그대로 (山河猶帶慘)
물고기 날새들도 슬피 우노나 (魚鳥亦吟悲)
나라는 허둥지둥 어지럽건만 (國有蒼黃勢)
바로잡아 세울 이 아무도 없네 (人無任轉危)

제갈량 중원 회복 어찌했던고 (恢復思諸葛)
내달리던 곽자의 그리웁구나 (長驅慕子儀)
몇 해를 원수 막이 해놓은 일들 (經年防備策)
이제와 돌아보니 임만 속였네. (今作聖君欺)
갑오년(1594년 : 선조27) 9월 초 3일 지음.

진중에서 읊다 1 (陳中吟一)
님의 수레 서쪽으로 멀리 가시고 (天 ? 西門遠)
왕자들 북쪽에서위태한 몸 (君儲北地危)
나라를 근심하는 외로운 신하 (孤臣憂 ? 日)
장수들은 공로를 세울 때로다. (壯士樹勳時)

바다에 맹세하니 용이 느끼고 (誓海魚龍動)
산에 맹세함에 초목이 아네. (盟山草木知)
이 원수 모조리 무찌른다면 (讐夷如 ? 滅)
내 한 몸 이제 죽는다 사양하리오. (雖死不 ? ?.)

진중에서 읊다 2 (陳中吟二)
이 백년 누려 온 우리 나라가 (二百年宗社)
하루 저녁 급해질 줄 어찌 아리오. (寧期一夕危)
배에 올라 돛대 치며 맹세하던 날 (登舟擊楫日)
칼 뽑아 천산 위에 우뚝 섰네. (拔劍倚天時)

놈들의 운명이 어찌 오래랴 (虜命豈能久)
적군의 정세도 짐작하거니 (軍情亦可知)
슬프다 시 귀절을 읊어 보는 것 (慨然吟短句)
글을 즐겨 하는 것은 아닌 거라네. (非是喜文辭)

진중에서 읊다 3 (陳中吟三)
한 바다에 가을 바람 서늘한 밤 (水國秋風夜)
하염없이 홀로 앉아 생각하노니 (? 然獨坐危)
어느 께나 이 나라 평안하리오. (太平復何日)
지금은 큰 난리를 겪고 있다네. (大亂屬玆時)

공적은 사람마다 낮춰 보련만 (業是千人貶)
이름은 부질없이 세상이 아네. (名猶四海知)
변방의 근심을 평정한 뒤엔 (邊憂如可定)
도연명 귀거래사 나도 읊으리. (應賦去來辭.)

진중에서 읊다 4 (陳中吟四)
공적은 사람마다 낮추어 보련만 (業是千人貶)
오히려 이름은 부질없이 세상이 알아주네 (名猶四海知)
변방의 근심을 평정하고 나면 (邊憂如可定)
고아한 은사의 귀거래사나 읊어보리라. (應賦去來辭.)

제목 없음 1 (無題一)
병서도 못 읽고서 반생을 지났기로 (不讀龍韜過半生)
위대한 때 연마는 충성 바칠 길이 없네. (時危無路展葵誠)
지난 날엔 큰 갓 쓰고 글 읽기 글씨 쓰기 (峨冠會此治鉛 ?)
오늘은 큰 칼 들고 싸움터로 달리노니, (大劍如今事戰爭)

마음엔 저녁 연기 눈물이 어리우고 (墟落晩烟人下淚)
진중엔 새벽 호각 마음이 상하누나. (轅門曉角客傷情)
개선가 부르는 날 산으로가기 바쁘려든 (凱歌他日還山急)
어찌타 연연산(燕然山)에 이름을 새기오리. (肯何燕然勒姓名)

제목 없음 2 (無題二)
아득하다 북쪽 소식 들을 길 없네. (北來消息杳無因)
외론 신하 때 못탄 것 한이로구나. (皆髮孤臣恨不辰)
소매 속엔 적을 꺾을 병법 있건만 (袖裡有韜 ? 勁敵)
가슴 속엔 백성 건질 방책이 없네. (胸中無策濟生民)

천지는 캄캄한데 서리 엉키고 (乾坤 ? ? 霜凝甲)
산과 바다 비린 피가 티끌 적시네. (關海腥 ? 血 ? 塵)
말을 풀어 화양으로 돌려 보낸 뒤 (待得華陽歸馬後)
복근 쓴 처사되어 살아가리라. (幅市還作 ? 溪人.)

죽은 군졸들을 제사하는 글 (祭死亡軍卒文)
윗 사람을 따르고 상관을 섬겨 (觀上事長)
너희들은 직책을 다하였건만 (爾盡其職)
부하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 (抗 ? ? 疽)
나는 그런 덕이 모자랐도다. (我乏其德)
그대 혼들을 한 자리에 부르노니 (招魂同榻)
여기에 차린 제물 받으오시라 (設奠共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