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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는 오타가많으니 살펴읽으시면 이순신장군의실체에 좀더가까이다가갈수 있다
생각됩니다.
임진왜란과 전라좌수영
임진왜란 해전에서 일본수군을 격퇴하고 제해권을 장악한 조선측 수군은 전라좌.우수군과 경상우수군이었고, 특히 그 주력은 이순신이 이끈 전라좌수군이었다. 그러므로 해전에서 조선수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라좌수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종래의 임진왜란사 연구에 있어서는 주로 전라좌수사 이순신의 전쟁능력과 그의 전공을 강조하여 성웅의 상을 극대화해 왔을 뿐 해전승첩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실증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임란 해전사에서 이순신이 차지하는 위대한 전공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데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선 해상에서 직접 실전을 수행한 수많은 수군 장졸들의 역전의 공과 희생, 그리고 전쟁을 뒷받침하는 데 실제의 전화 못지않은 고통을 겪었던 수영 관내 연해지역민의 활동상을 빼놓은 가운데 강조되는 이순신의 전공이란 결국 공허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이순신의 뛰어난 전략전술이나 지휘능력, 또는 거북선의 위력이란 신화만을 놓고서는 해전의 승인이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이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사실 거북선이란 것도 지난 날 우리가 믿어왔던 것 만큼의 위력을 지닌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임란해전사 연구를 보다 심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시의 수군제도나 군역실태에 대해서는 물론 각종 전선의 구조와 특성등이 소상히 밝혀져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함재 화력의 규모와 성능 및 전장인 해상의 갖가지 조건, 이를테면 실전이 전개된 해역의 관방문제까지도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상비의 정규군이 사실상 없었다고 보아서 좋을 당시의 실정에서 실전을 수행한 수군의 병력실체는 무엇이었으며 군기.군량 등이 어디에서 어떻게 동원되었는가 하는 문제야 말로 무엇보다 먼저 확인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되 임란해전의 승리를 가능케 한 동력이 바로 전라도 연해지역에서 동원.징발된 인력과 물력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려 한다. 즉 임진왜란중 3도수군 통제영으로서 그리고 전란극복의 근거지로써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전라좌수영의 역할과 수군관할구역 연해지역민의 활동상을 서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이 글은 필자에 의해 과거에 발표되었거나 이미 탈고된 세 편의 논문 가운데서 전라좌수영과 전라좌수군에 관련된 내용들을 모아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임진왜란 전의 수군제도와 전라좌수영의 동태선군,익선군 등으로 불러온 수군이 제도적으로 정비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말이었다. 우왕 때부터 전라도의 수군 정예자를 추쇄하여 도성의 관문인 교동과 강화에 정착케 하고 구분전을 지급한 예가 있었는데, 그 후 공양왕 때 해도인을 소집하여 3정을 1호로 하는 수군충정의 원칙을 세우고 각도의 빈해지전에 대한 면세조치를 취함으로써 처음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수군제도가 확립된 것이 그것이다.
선초에 드어와서는 태조때부터 군적이 작성된 후 태종 때 군선가조책이 이루어지는 등 해방체제의 정비에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었다. 한편 수군초정 방법에 있어서는 아직 뚜렸한 원칙이 제시되지 못한 것으로 보아 고려말의 전통을 이어 여전히 연해지역민이 초군의 대상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일정한 자질을 갖춘 수군의 인적자원은 처음부터 제한되어 있었으므로 반드시 연해민이나 해도인만이 수군으로 충원된 것은 아니었다. 원방산군인이 충원된 경우도 있었으며 특히 수군역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군액 확보가 어려워지자 천인계층이나 작죄인으로 충당시키기도 하였다. 따라서 성종 때부터는 수군세전의 원칙을 법제화하기에 이르렀으나 이것 또한 철저히 지켜질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이 해방의 기본이 되는 수군병력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곧 임진왜란전 조선왕조의 수군제도가 근본적으로 완비되지 못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비단 수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육수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으니 군역만 있었을 뿐 실제로 군사가 없는 상태에서 임진왜란을 당한 것이다. 성종 때 이미 군역의 포납화가 실시되어 번산·입번의 군사를 대립·방렴시키는가 하면 정부가 대립가를 공정하기까지 하였고 지방수령이나 병사·수사가 유방대상자에게 군포를 거두면서 자의로 군역을 면제시키는 방군수포가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해상방위를 전담한 수영에도 수군병력을 보유하지 못하였으니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수조훈련을 당해서는 군사를 임시 교용하여 형식적인 훈련에 그칠 뿐이었다. 육군에 비하여 훨씬 고역이었던 수군은 군역 자체가 세전되어 더욱 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경국대전』이 규정한 대로 육상의 번상·유방정병이 4번윤차제에 의해 각각 3개월씩을 복무한 데 비하여 수군은 '2번1삭상체'로서 매년 6개월씩을 복무하는 과중한 군역을 떠맡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조운·둔전·궁궐수축·축성등 온갖 잡역까지 동원 사역됨으로써 이로 인한 수군역의 도피와 유망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소 부유한 자들은 군적을 작성할 때부터 뇌물을 주는 등 모두 빠져나가고 잔약한 자들만이 남았다가 결국 유망함에 따라 마침내 기본병력을 채울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러한 실정에서도 정부가 수군의 정비와 해상방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치 않은 데에는 또 다른 원인도 있었다. 일찍부터 국방 책임자들 자신이 조선측 수군으로는 해상에서 일본군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속단함으로써 처음부터 육상방위에 주력할 것을 고집해온 것이 그것이다. 이는 곧 선초에서부터 임진왜란이 일어날 때까지 일관된 흐름이었으니 즉 일본군이 해전에 능한 반면에 조선측은 육전에 능한 것으로 오판하여 만일 적이 쳐들어올 경우 그들을 육상에 끌어올려 대적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해상방위에 대한 기본인식이 이와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뒷날 조선수군의 승인과 관련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세조때부터 제도화되어 국방체제의 근간이 되어 온 진관체제가 을묘왜변(명종 10,1555)을 전후한 시기에 제승방략이란 새로운 제도로 바뀜에 따라 해방체제에도 적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그것이다. 과거의 진관체제는 육상과 해상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다. 육상의 진관체제는 지방행정의 단위인 읍(관)자체를 군사조직 단위인 진으로 편성하여 각 읍의 수령으로 하여금 군지휘관으로서의 임무를 겸하게 하였지만 수군의 경우에는 행정구역과 관련시키지 않고 연해지역 요해처에 설치된 수군진만을 묶어 진관조직으로 편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육군의 경우에는 군사가 거주했던 현지의 읍이 곧 그들의 소속진이 되었지만 수군에 있어서는 수군진 가까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현지의 수군부대에 소속하지는 않았다. 즉 진관체제 밑에서는 수군이 연해안의 각 진포에만 소속되었지만 이제는 연해지역 각 읍에까지 수군기지를 설치하여 수사 관할하에 둠으로써 종전의 해방체제를 크게 바꿔놓은 것이었다. 이것은 아마 삼포왜란 이후 자주 일어났던 왜변으로 인해 취해진 해방강화책이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연해지역 전역을 수군관할구역으로 묶어서 평소에 바다와 선박에 익숙한 주민들을 현지의 수군으로 편성하였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므로 제승방략의 분군법이 채택된 이후의 수군제도는 물론 법제적으로 종전과 다른 뚜렸한 원칙이 성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그 편제와 수군충정의 방법에 있어서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연해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신분계층이 여러 가지 형태의 수군병력으로 편성되어 해상방위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포작·사병·사노등 수군관할 구역냉의 하층민들이 광범위하게 수군조직의 하부구조를 이루었던 사실이 그것을 입증해 준다. 특히 그 중 포작과 토병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장건하고 활 잘 쏠 뿐만 아니라 주집에 익숙한 군사들'이라고 평가하였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갖춘 해전의 용사들이었다. 포작은 일정한 거처없이 해상을 떠돌면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영위하던 천민신분으로 전라도에서는 을묘왜변이 있은 직후부터 이들을 해상방위의 보조병력으로 활용코자 하였으니,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에서 46척에 달하는 포작선을 동원하였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군납외적 비정규군이 난전에 이미 전라도의 수군편제에 연계되어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것이 훗날 수군승첩의 한 요인으로 작용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난전에 있어서 전라좌수영 관내 연해지역과 전라좌수군의 실상이 어떠하였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당시 이 지역의 진관조직부터 살펴볼 필요기 있겠다. 각 도의 수군최고지휘관은 수군절도사(정3품)였는데 강원,황해,평안,영안도에는 관찰사나 병리가 예겸하는 1인-3인의 수군절도사가 있었고 경기·충청도에는 1인의 겸수사가 있었으며 경상,전라도에는 각각 2인의 전임수사와 1인의 겸수사가 있었다. 여기에서 눔에 띄는 것은 왜침의 위협이 상존한 경상,전라도지역의 경우에 특히 수군이 중시되었다는 사실인데 『경국대전』에 나타난 전라도수군의 진관체제를 보면 전라도에 대규모의 해상기지인 수영이 처음 설치된 것은 고려말이었다. 1377년(우와3) 무안현 당루포에 전라도 수군처치사영이 설치된 뒤 조선초기(1440, 세종22)에 들어와 그것이 해남현 황현루에 이설되었으며,그후 1466년(세조 12)에 이르러 그것이 전라도 수군절도사영으로 승격,개편되었다. 그러나 성종 9년(1478) 순천도호부 내례포(현재 여수)에 왜구가 침입, 군기와 화약 등을 탈취해간 사건을 계기로 하여 그 이듬해(성종 10년)에 또 하나의 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었다. 따라서 이로부터 해남의 것은 전라우도 수군절도사영(약칭 전라우수영), 순천의 것은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영(약칭 전라좌수영)이라 칭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선초기 전라좌수영에는 사도진(종3품 검사 주재) 관하에 7개진(각 만호 주재), 우수영에는 임뇌도진 관하에 8개진이 소속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편제는 그대로 계속되지 못하고 몇 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즉 좌수영의 경우를 보면, 추자도의 왜변(중종17, 1552) 이후 우수영관내에 가리포진관이 신설되면서 달량진과 마도진이 우수영 관하로 이관되었으며, 그 뒤 회령포 역시 우수영 관내에 이속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임진왜란시 전라좌수영은 사도.방답(구 돌산포, 만호진에서 검리진으로 승격).여도.녹도.첨포진등 5개진을 관할하고 있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위의 5개진 외에 5관(순천도호부,낙안군,보성군,홍양현,광양현)까지 아울러 관할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앞에서 이미 설명한 것과 같다. 따라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당시 전라좌수영은 위의 5개읍과 5개진 소속의 수군을 관할하고 있었으며, 각 고을과 수군진의 수영,청사,만호,권관등은 모두 전라좌수사 휘하의 참모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라좌수영 관할 오관오포 가운데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홍양현 경내에 일관사포의 구군진이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 홍양반도를 중심으로 한 이 지격의 지리적 위치가 4면에 거의 바다를 끼고 있어 왜침의 위협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고산대수가 4면에 둘러쌓인 천험의 요세였다는 점에서 그만큼 중요한 군사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전라좌도의 해방기지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현지 순군의 역할 또한 그만큼 컸을 것이 분명하다. 그 한 예로써 이순신휘하 전라도수군 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홍양출신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임진왜란 초기해전에서 집계된 전라좌수군 사상자 가운데 이 지역 수군진에 소속된 군사들이 전체의 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사실을 통해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지역은 난전에 여러 차례에 걸친 대소왜변을 겪어 실전을 체득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 대응태세에 있어서도 정예화 된 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컨대 명종 때(1545) 홍양해역에 정체불명의 선박 3척이 출현하였는데 이때 홍양 현감 소연은 첨포.여도.사도진등 경내제진에 긴급히 구원을 요청하였다. 이에 응하여 각 진 소속의 군사들이 급히 출동하여 하륙도피한 적들을 일시에 엄격하고 인근지역까지 수색,토벌함으로써 모두 108급을 참획한 일이 있었다. 이 때 제보에 접한 전라좌수사 김세한이 현지에 당도하여 확인한 결과 피해자들이 왜적아닌 중국인들로 밝혀짐에 따라 흥양현감 소연.첨포만호 안지 등이 도리어 처벌받는 사태가 벌어지긴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보여 준 전라좌수영 관내 수군진 간의 긴밀한 협력체제와 신속한 응전태세는 평소 전라좌수군의 그만큼 충실하였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전라좌수군은 난전부터 갖추고 있었으며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즉 선조20년(1587) 6월, 전라좌수영에서는 관내 지휘관 회의가 열렸는데 이 때 일색의 도착시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하여 수사에게 곤장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왜란이 일어나기 1년전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 부임하게 된다. 그는 평소 말이 적고 웃음도 적은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관 에 오른 후 직무원칙에 어긋난 일이 있게 되면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아 상사와의 관계도 원만하거나 서로 화합하지 못한 예가 많았다. 따라서 관 15년이 지난 후까지 그가 말단 현감직에 머물러 있었던 까닭이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평생지기이면서 당시 우의정이었던 유성룡의 추천으로 일 에 정3품관인 수군절도사로 발탁되었으니, 해전의 명장을 얻은 것은 실로 유성룡의 공이었다
고 할 수 있다. 특히 유성룡은 전란을 앞둔 약 1개월전 그에게 『 』이란 병서를 구하여 보내 준 일이 있었다. 이 책은 이순신도 그 내용에 대하여 감탄하였듯이 수 전의 화공전술 등을 낱낱이 기록해 둔 만고한 병서였으니, 이것은 아마 그가 실전을 구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순신에 대한 유성룡의 배려와 또 양자간의 두터운 인간관계는 『난중일기』를 통하여 흔히 볼수 있듯이, 유성룡의 안부를 걱정하면서 항상 그를 위해 기도했던 이순신의 태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에 래재한 것은 1591년(선조 24) 2월의 일이다. 그러나 전에 전라도 사군관직을 거쳐 지냈기 때문에 전라도 사정에 대하여는 비교적 밝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1580년(선조13) 7월부터 이듬해 정월까지 그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홍양 지역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좌수영 관내의 대체적인 사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으리라 믿어진다. 따라서 그가 전라좌수영 관내의 를 지냈다는 것은 전라좌수군을 지휘통솔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아울러 그가 수영에서 가까운 사가에 그의 모친을 봉양할 수 있었던 것도 그와 같이 안정된 분위기와 유관하지 않았을까 한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그는 먼저 각종 군기와 군사시설을 점검하고 신구번 군사들을 점고하는 등 왜침에 대비하기 시작하였다. 군기검열 결과 부실함이 발견되었을 경우에 색리는 물론 궁장 .감고까지 처벌하였으며, 한 병졸이 작업중 민폐를 끼쳤다 하여 엄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탈영자는 즉시 목을 베어 효시할 만큼 엄격한 군율을 행사하였다.
임진년 2월 하순에는 관내의 제진을 순시하여 군비상태를 점검한 결과 녹도를 위시한 각진의 군 가 대체로 갖추어져 있음을 확인한 반면, 사도진의 경우에는 많은 결함이 있음을 발견하고 여기에는 철저한 사후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왜란이 임박할 무렵까지 이순신이 군비에 가장 관심을 쏟은 것은 귀선건조문제와 좌수영 앞에 가설한 철쇠장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철쇄설치는 3월 하순에 완료한 것으로 보이며, 거북선은 4월 11일에 이르러 비로소 범포제작을 끝낸 뒤 다음날 선상에서 지자포와 현자포를 시사함으로써왜침에 대한 방어태세를 완료하게 된다.
그 후 3일이 지난 4월 15일 저녁시간에 경상우수사 원균으로부터 최초의 변보에 접하였다. 처음 왜군이 임입하였을 때 경상좌수사 박홍은 적세가 대단한 것을 보고 감히 출병하여 싸울 생각조차 갖치 못한채 성을 버리고 달아나 버렸다. 이어 부산성.동래성이 잇달아 함락되고 경상우수영 역시 거의 무너진 상태에서 우수사 원균이 전라좌수영에 구언을 요청해 왔던 것이다. 이때 이순신은 각기 분담한 구역이 따로 있기 때문에 조정의 명이 없고서야 불가한 일이라 하여 경상도부원을 거절하였다. 이 문제의 진위여부에 대하여 논란이 있는 돗하나, 이원익이 "이순신과 원균은 각기 나누어 지키는 지역이 있었으니 처음에 곧장 나아가 구원하지 않았다 해도 큰 잘못이 있다 할 수는 없다" 라고 한 것으로 보아 이순신이 처음 원균의 구언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이순신의 장계가 잘 설명하듯이, 왜군이 쳐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경상도수군이 패주해버린 실정에서 영남의 해로사정에 조차 어두운 전라도수군으로서는 쉽게 그 지역에 진군할 수가 없었다. 또 고군으로 출전한다 할지라도 전라우수군이 뒤따라 래원할 것인가를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일군의 지휘책임자로서는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휘하에서도, "우리 구역을 지키는 것도 힘겨운 일인데 어찌 타도에 부원할 겨를이 있겠는가" 라고 하여 영남부원을 반대하는 장수들이 있었다.
따라서 5월 2일까지만 하더라도 이순신은 경상도해역에 출동,응전하려는 분명한 뜻을 갖고 있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5월 4일 출전한 까닭은, 녹도만호 정운, 방답검사 이순신, 흥양현감 배흥립, 흥양출신의 군관 송희립등이 결사감전을 약속하며 급히 출동할 것을 주장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5월 1일 전라좌수군의 제장이 영내 진해루에 회동하였을 때 방답청사.홍양현감,녹도만호 등은 이미 그와 같은 결의를 이순신에게 개진하였다.
또 일부 장수들이 영남구원을 반대하고 나섰을 때 군관 송희립이, "영남은 우리땅이 아니란 말인가, 토적함에 있어서는 이 지역 저 지역에 차이가 없으니 먼저 적의 선봉을 꺾어놓게 되면 본도 또한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출동여부를 놓고 5월 3일 최후로 이순신과의 면담을 요청한 이는 녹도만호 정운이었다. 그는 전라우수군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데 적세는 이미 서울까지 박두하였으니 더없이 통분함을 이길 수 없다. 만일 (해전에서도 재해권 장악의) 기회를 잃게 되면 뒷날 후회해도 돌이 킬 수 없을 것이다.(『난중일기』 초본, 「임진일기」 5월 초3일) 라고 하여 즉각 출전하는 것만이 최선책임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정운과의 면담직후 마침내 영남행력에 진
군할 것을 결심한 이순신은 곧바로 중위장 이순신을 불러 다음날 새벽에 출진할 것을 명령하였다.
이렇게 볼 때, 이순신이 과감하게 영남해역에 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전라좌수군 지휘부 장수들의 적극적인 전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순신 자신이 토로하였듯이, 어려 장수들 가운데서도 순천부사 권준,방답검사 이순신, 광야현감 어영담, 흥양현감 배흥립, 녹도만호 정운등은 특별히 믿는바 있어 서로 함께 죽기를 기약(기여공사)하여 매사를 함께 의논하고 같이 계획하였던 전라좌수영의 중추적 인물들이었다. 따라서 이순신 휘하에 이러한 장수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곧 전라좌수군이 실전에서 대첩을 거둔 데에 있어서도 승인의 하나로 작용되었을 것이다.
해전의 승첩과 전라좌수군의 활약
5월 4일 전라좌수군은 주전함인 판옥선 24척과 협선 15척, 포작선 46척을 이끌고 여수 본영으로부터 옥포해전이 기다리고 잇는 거제 앞바다를 향하여 출동하였다. 이틀 후 한산도에서 경상우수군(판옥선 4척과 협선 2척)과 합류한 뒤, 7일 아침 마침내 옥포에서 일본수군과 최초의 해전이 벌어졌다. 이 날 30여척의 일본선단을 공격하여 26척을 격파하고 이어 합포,적진표 등지에서 다시 16척을 불살라 없애므로써 모두 40여척의 적선을 대파하는 전과를 거두었다.
이 옥포해전의 전승이야말로 전라좌수군으로 하여금 적을 능히 제압 할 수 있다는 확신감을 갖게 해준 중요한 일전이었다. 양측의 수군전력이 노출된 서전에서 대승을 거두었다는 사실은 곧 조선측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음을 말해준다. 반면에 일본측으로서는 초전 패퇴의 충격으로 인해 크게 전의가 손상되었을 것은 물론이지만 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또한 차후의 작전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해전의 성격을 분석한 일본측의 어떤 연구에 의하면, 일본수군의 옥포패전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고 그 결과 또한 이후의 작전상에 하등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보았지만 이것은 결코 올바른 견해라고 할 수 없다.
서전을 승리로 이끈 다음 5월 9일 본영에 돌아온 전라좌수군은 군비를 재정비한 뒤 2차 출전에 대비하였다. 그 후 20일이 지난 5월 29일 2차 출전을 결행한 전라좌수군은 6월 10일에 이르기까지 사천,당포,당항포,율포의 해전에서 적선 70여척을 불살랐을 뿐 아니라 일본의 수군장 래도동자룰 포함, 일본군 약 3백급을 목베고 각종 군기와 갑옷류 등을 다량 노획하였다. 반면에 조선측의 피해는 전사자 13명과 부상자 34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2차 출전때부터 이억기 휘하의 전라우수군이 판옥선 25척을 동원하여 가세함으로써 이후 주전선만도 50척이 넘는 증강된 전력을 보유케 되었다. 즉 이제부터 조선측의 수군은 전라조,우도와 경상우도의 수군이 합세하여 이른바 3도수군의 연합전선이 구축되기에 이르렀다.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1,2차 출전을 통하여 남해바다에서 일본수군을 크게 격파하였을 때 육상에서는 이미 도성이 함락된 뒤 선조는 서울을 빠져나와 개성,평양을 거쳐 의주로 피난중에 있었다. 육지의 각처에서는 의병이 일어나 곳곳에서 적을 공격하였으나 일본군은 계속 북진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측 수군장들은 처음에 예상횄던 조석수군의 반격이 없자 육상전투에 가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군이 바다에서 연패하자 풍신수길은 뒤늦게 수군장 협판안치,구혼희륭,가등희명 등에게 지시하여 단시일 내에 합동작전으로 조선수군을 격파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이 때 그들은 3대로 나누어 남해에서 전라도로 진격한 다음 서해로 북상할 예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협판안티가 합동작전을 무시하고 공명심에 사로잡혀 단독으로 73척의 전선을 이끌고 거제 견내량에 이른 것이 7월 6일 전라좌수영을 출발, 노량에서 다시 경상우수군과 합류한 후 다음날 당포에 이르러 밤을 세우면서 일본의 대선단이 견내량에 정박중이란 정부를 입수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3차 출전에서 조선수군은 7월 8일 견내량의 적선단을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하여 '풍신수길의 조선침략에 대한 사형선로'를 내렸다. 이후에도 전쟁이 수년간 계속되긴 하였으나 그것은 오직 풍신수길의 실방을 완화시키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서 합판안지의 일본선단은 약 60척의 전선을 잃고 거의 전멸상태에 빠졌을 뿐 아니라 계속 이어진 안골포해전에서 구혼희륭과 가등희영 휘하의 수군까지 대패함으로써 사실상 일본수군 전체가 궤멸되고 말았다.
한산대첩의 결과는 해전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임란전 의 전반적인 전세에 있어서도 큰 영양을 미쳤다. 즉 이 해전의 전승 의의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유성룡의 『진비록』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대개 왜적들은 본시 수륙이 합세하여 서쪽으로 쳐내려 오려고 하였는데 이 한번의 해전에 의해 마침내 그 한 팔이 끊어져 버린 것과 닮없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소서행장이 비록 평양을 빼앗았다고는 하나 그 형세가 외롭게 되어 감히 더 전진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하여 국가에서는 전,충청도를 보전하였고 나아가서 황해도와 평안도의 연해지역 일대까지 보전할 수 있었으며, 군량을 조달하고 호령을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국가 중흥이 이룩될 있었다.
한산도해전은 일본군으로부터 재해권 장악의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였을 뿐 아니라 조선에 주둔한 일본군 전체를 되게 하여 평양까지 진출한 소서행장군이 일보도 전진할 수 없게 한 결과를 가져왔을 만큼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따라서 이로부터 풍신수길은 일본 수군장들에게 지시하기를 해전을 중지하고 거제도에 축성하여 웅거하면서 기회를 보아 육지로부터 조선수군을 쳐부수는 작전을 모색케 하였다.
7월 6일 이후 약 1주간에 걸친 3차 출전에서 일본수군을 완전히 제압하여 전세를 반전시킨 조선수군이 임진년 초기해전을 마무리한 전투가 바로 부산포해전이었다. 9월 1일부터 그 다음 날까지 이어진 이해전에서도 역시 100여척의 적선을 깨뜨렸을 정도로 큰 전과를 올렸다. 부산포해전의 전과가 켰던 만큼 수군장졸들의 전공 또한 그 만큼 컸다. 이것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그이 에서, "전후에 걸쳐 네 차례 출전에서 열번 접전하여 모두 승리하였다 해도 장졸들의 공로로 말하면 이번 부산싸움보다 허한 것이 없다" 라고 강조한 것으로 그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희생도 작지 않았으니 특히 이순신 휘하에서 가장 투철한 충의로 가장 뛰어난 용맹을 떨쳐왔던 녹도만호 이 이 해전에서 전사한 것은 큰 손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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