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무공묘의 석물을 비롯 석조물에서 다수의 손상이 확인됐다. 윤평호 기자 4일 공주대 문화유산대학원에 따르면 올해 문화유산학 석사학위 청구논문으로 '아산 이충무공묘 석조물과 그 보존에 대한 연구' 논문이 제출됐다. 논문을 쓴 이종우씨는 아산시 음봉면 이충무공묘 석조물의 재질과 조직, 풍화도 등을 지난해 조사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에는 각 석조물의 손상 상태가 상세히 기술됐다. 논문에 따르면 보호각 없이 자연에 노출된 석조물은 물리·화학적 손상과 생물학적 손상이 다수 관찰됐다.
이충무공묘 봉분의 동남향 아래 어제신도비는 2003년 보호각이 설치됐지만 300여 년간 강수에 그대로 노출돼 대리암의 특성상 암석 성분이 빗물에 녹아 나와 표면에 붙어 있었다. 어제신도비의 비좌는 비신과 연결된 부분의 가장자리 전반에 걸쳐 박리, 박락과 균열이 확인됐다. 어제신도비 비신의 일부분은 옅은 황토색으로 변색됐다. 이충무공묘의 어제신도비는 정조가 직접 비문을 지어 1794년 세웠다.
묘표의 후면 비신 위에 올려진 가첨석은 일부가 탈락돼 콘크리트로 보강됐지만 콘크리트도 탈락이 진행중이었다. 문인석, 망주석, 동자석 등 이충무공묘 주변의 석물들 손상은 더 심각했다. 상석은 전면 우측 모서리가 균열됐다. 상석 좌, 우, 후면에서는 광범위한 박리, 박락이 나타났다. 둘레석은 일부 부재의 끝단이 갈색으로 변색됐다. 4번째 부재는 우측이 탈락됐다. 장명등은 하대석 우측 상단 모서리가 탈락되고 상면 전체 탈락 및 마모가 관찰됐다. 이충무공묘 동편의 문인석은 전면 관모의 우측면 상단 모서리가 탈락됐다. 망주석 1쌍도 상부에서 다수의 박리, 박락이 보였다. 석양 1쌍 가운데 서편의 석양은 꼬리부분이 떨어졌다. 동편 석양은 뿔 부분 박리상 균열이 나타났다. 인위적 훼손도 발견됐다. 이충무공묘 양쪽에 세워진 동자석 1쌍은 전면 머리의 쌍상투가 탈락돼 인위적 훼손으로 추정됐다.
비각으로 보호되고 있는 어제신도비나 이충무공신도비를 제외한 다른 석조물들 대부분은 생물들에 의한 피해도 관찰됐다. 대부분이 고착지의류에 의한 피착으로 석재 표면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피착을 보였다.
석조물의 이 같은 손상에 관리당국은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충무공묘 관리는 문화재청의 현충사관리소 소관이다. 현충사관리소 관계자는 "왕릉의 석물도 야외에 노출돼 시간이 지나면 풍화 등이 자연스레 진행된다"며 "이끼가 낀다거나 부식 가능성이 있을 때는 그때마다 조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3년 어제신도비 보호각을 세울 당시 신도비를 보존처리한 것 외에 다른 석물들의 보존 처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에서 이종우씨는 "석조물의 박리·박락·균열 등 암석 내부에 공극이 생긴 경우에는 에폭시수지와 동일 종류의 석분을 이용해 균열부를 채우고 마감처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석조물의) 피착된 지의류는 건식 또는 습식으로 세척하고 세척 후에는 석재표면을 강화재로 코팅처리해 풍화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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